단 하루의 휴가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친구가 있어 멀리서 나를 찾아오니 이또한 즐겁지 아니한가-참으로 좋아하는 말이다
고속버스에서 내리는 애들을 보는 순간 마음이 붕~~
아니 사실은 5일 찾아온다는 소식을 들은 그때부터 가슴은 설레였었다
고1 단발머리때부터 키 큰 애들이 늘 떼로 몰려다닌다고 니들은 친구가 그렇게 좋냐고 놀림께나 받았었는데...
30여년이 흐르는 동안 한번도 변하는 맘없이 남편들로부터 부러움과 질시를 받으며 우리는 그렇게 만나왔다
왜 여자들의 오랜 친구는 기현상으로 보는지...
지들은 **친구니 하면서 잘도 만나면서...
지하철을 타고 안국역으로 향한다
지하철 안이 훤해지는 느낌은 날이 더워서 느껴지는 착각이었겠지? ^^ 내가 이 맛으로 살긴하지만 ...
다시 택시타고 삼청동으로...
산이 맑고(山淸)
물도 맑으며(水淸)
그래서 사람의 인심 또한 맑고 좋다(人淸)는 뜻의 삼청(三淸)동
우리의 한나절을 행복하게 책임질 오늘의 파라다이스~~
막간을 이용해 겔러리 한군데 돌며 눈 호사시키고
그 유명한 삼청동 수제비를 맛본다
총리 공관 앞 어느 전망 좋은 까페에 자리잡고 드뎌 우리의 회포가 풀어헤쳐진다
부시의 방문예정으로 곳곳에 서있는 전경버스와 뙤약볕아래 시커먼 전경들의 경비가 옥의 티로 보이지만 우리나이에 자유로울수 없는 그 풍경을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어렵진않다
주제도 흐름도 없이 그냥 생각나는대로 이리 저리 흐르는 수다에 그동안의 정과 사랑과 그 모든것들이 묻어난다
특별히 표내지 않아도 온몸으로 느껴지는 우리들만의 희노애락이 6개월의 시공을 어느새 뛰어넘어 어제 만나고 헤어진 친구같이 정겹다
70년대 도심의 변두리같은 모양새의 삼청동 골목골목을 누비며 눈요기하고 이쁜 귀고리도 해보고 옷도 입어보고 결국 돌이 매달린 귀고리 하나 장만하고,...^^
다섯평도 안되는 점포들, 겉과 다르게 물건들은 왜 그리도 비싼지...
그래도 각기 다른 개성 각기 다른 캐릭터가 있어 눈이 즐겁고 입이 즐겁고...
무리한 발이 시키는대로 가까운 중국요리집에 앉아 처음보는 음식을 먹어보고-이름도 생각이 안난다 - 한참을 걸어서 다시 찻집
겨울 방학때쯤의 계획을 세우며 또 들뜨고..^^
아직 철이 덜 든걸까 이 친구들하고 있으면 그저 즐겁다
단 하루의 일탈이 내게 주는 약발이 반년이 가는걸 해마다 실감한다
생각만으로도 가슴 따스해지는 내 고향 대전가는 버스에 친구들을 맏기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그저 뿌듯하고 행복하다
그렇게 나의 하루의 휴가는 끝이나고 하루가 저물어간다